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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2, 말레이시아 (KLCC 주변) 만약 우리나라에서 '말레이시아'란 국가를 아냐고 물었을 때, 사람들은 어떻게 대답할까. 국기나 위치도 그렇지만 아주 많은 사람들은 뭉뚱그려 '동남아시아 국가'라고 말하리라 생각한다. 선입견이라면 선입견이겠지만 우리나라에게 있어 말레이시아는 500km가 족히 넘는 이국이며 비행기로 6시간은 더 걸리는 멀고 먼 나라니까. 그리고 '말레이시아'라는 단일한 이미지 자체가 희미하다는 의미와도 상통한다. 내게도 마찬가지로 말레이시아는 낯설고 어려운 나라다. 인도네시아어와 영어를 병기하면서도 사람들이 불편함없이 잘다니는 듯 싶고, 한 번에 두 언어를 함께 한다는 점, 문화적인 차이겠지만 식사의 특이함이나 쿠알라 룸푸르의 그 웅장한 마천루와 비교해 그 주변의 시골을 생각해보면 여러모로 특별하다. 그러.. 더보기
여덟번째, 사이사이 #사이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 스며드는 일은 새로운 만남보다도 낯설고 어려운 일이다. 낯선 사람보다는 아는 친구가 편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그렇지만은 않다. 내가 상대를 알고 있기에 아는 만큼 더욱 많은 부분을 신경써야하기 때문이다. 물론 가까운 관계일수록 서로를 이해해주려는 시도는 끊임없이 이어진다. 우린 편하니까 편하게 말한다는 의식아래 다소 진솔하고 담백한 대화를 이어가고, 그 사이에서 낯선 사람들과는 다른 우리만의 ‘사이’가 생기는 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그만큼 때때로 밀려드는 기분에 못 이겨 상대에게 서운한 감정을 느끼기도 쉬워진다. 이해하거나 내지는 이해하지 못하는 심정으로 서운한 느낌을 묻어두고 관계를 이어가다보면, 끝끝내 어려운 위화감이 생겨난다. 무엇을 위해 이 사람과 친하게 지내려는 .. 더보기
일곱번째, 감사히 #감사히 어떤 이유에서든, 그리고 어떤 결과든 모든 만남은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지금 너를 만난 지금, 이 담론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정말 진지하게도 누군가를 사랑하고 또 보답 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다. 와중에 드는 불안을, 너는 포근한 품과 말 몇 마디로 감싸 안으려 할 때. 그 모습으로부터 난 따뜻함 그 이상을 느끼고 있다. 지금 이 순간이 한정된 스쳐가는 일들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감정의 노선이나 방향만큼은, 난 자명하게 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결코 놓치지 않았으면 하는 소중한 인연이니까 말이다. 예전 어느 날. 너무 속상해서, 잘 풀리지 않아서 버스에 울었던 날이 있다. 정확히 6시 48분 970번 버스였다. 빗길에 음울함 서린 그 날 느꼈다.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소.. 더보기
001, 한중전쟁 Ⅰ.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14일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방문 중 봉변이 일어났다. 한국 취재기자가 중국 경호원들과 실랑이를 벌이고 그 과정에서 집단폭행이 발생해 파문이 일어난 까닭이다. 비록 최근 중국이 사드 보복체제를 해체했다고 선언했지만 여전히 양국 간의 관계는 차가이 일어있다. 즉 이번사건은 다시 서로간의 국가 감정문제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지난날 중국과 우리나라의 관계는 보다 협력적인 관계였으나 2012년 이후(확실치 않지만 대략적으로) 급격한 공업화를 거쳐 선진국의 대열로 들어선 중국은 우리나라를 ‘경쟁’의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다. 문화, 정치, 경제적 부분에서의 치열한 싸움이 일어났고 그 대표적으로 싸드 문제에 의한 정치경제적 보복 현상과 한류 압제, 대한민국 유통업계의 .. 더보기
하나의 도리, 천개의 의무 하나의 도리, 천개의 의무 1. 왜 돕지 않았을까 영화에 앞서 예시를 들어보자. 한 남자가 번화한 거리에서 칼에 찔린다. 그러나 지나가는 어느 누구도 남자를 돕지 않는다. 그는 마침내 과다출혈로 사망에 이른다. 남자가 찔린 까닭과 칼은 잠시 차치하자. 그렇다면 남자를 죽인 건 누구인가? 여기, 남자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남자를 돕지 않은 천 명의 사람들이 있다. 이 사람들은 저마다의 사정, 혹은 두려움과 번거로움 때문에 남자를 돕지 않았다. 그리고 남자의 죽음 후 천명은 자신들의 선택을 변명하려 한다. 그렇지만 이들도 그의 죽음이 혹자의 방조로 일어났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니 이 중 절반은 ‘죄책감’을 언급하며. 자신의 선택을 질타하는 투로 대답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표현들은 명백한 위선.. 더보기
여섯번째, 내게 글이란 #난 이래서 글을 써요 내게 있어 글이란 감정의 도색이다. 우린 하루 중 주어진 시간 안으로 겪을 수 있는 최대의 사건들과 마주하고, 그 사이로부터 자연스레 감정이 배출된다. 이 행위는 지속적이고 연속적이어서 끊을 수도 없다. 때때로 자국처럼 남아 시간이 흘러도 그 자리에 계속 남아있다. 그렇다면 이 자국 혹은 흔적들을 우리는 어떻게 변화시키고, 또 어떻게 경험으로 적용시킬까. 난 ‘글’이 답이라고 생각한다. 파편화된 기억의 흔적들을 도색해 뚜렷하고 분명하게 ‘나’의 생각이 담긴 하나의 사유로 만드는 것. 바로 글의 작용이다. 글이란 이러한 감정의 자국, 흔적들을 자신이 가능한 만큼 재량적인 한계에서 변화시킨다고 본다. 예컨대 오래전 내 실수로 일어난 어느 인간관계가 있다. 그 짙은 흔적은 수시로 튀어나.. 더보기
다섯번째, 배신감 #배신감, 내가 너무 한심해서. 누군가에게 처음으로 ‘글’을 잘 썼다는 칭찬을 받았을 때 나는 몹시 당황스러웠고 괴로웠다. 내 글이 형편없다고 평생을 생각했고, 또 그러면서도 누군가에게 칭찬받아 우쭐한 마음이 드는 자신이 한없이 부끄러웠으며, 그러한 사이에서 결국 나란 인간은 몇 마디에도 정신을 못 차리는 약하고 엷은 인간임을 재차 인식했다. 결국 내게 있어 칭찬은 잘못을 비판하는 비수 같은 말과 등치한다. 그래서 난 아직까지도 나는 글을 쓰고 싶다고 말하지 못한다. 그것은 부끄러움의 고백이어서, 토가 나올 만큼 독하게 술을 먹더라도 잘 내뱉지 않는 깊디깊은 생각이다. 하지만 나는 때때로 격하게 솟는 감정들을 억누르기 어려웠다. 짧은 찰나의 격정에서 감정이 폭발하듯 나 역시 순간순간 내 의지를 피력하고 .. 더보기
IAEA 과제 UN과 국제사회 Ⅰ.서론: 왜 원자력인가? TOTAL Allied soldiers killed: 17,163,883, TOTAL Soldiers killed in attacked countries: 198,600, TOTAL Axis soldiers killed: 5,360,200 그리고 TOTAL Civilians killed: 27,325,700까지 모두 합쳐서 50,048,383명. 어디까지나 강제 징집병과 집계할 수 없던 민간인은 배제한 수치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7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 잔재가 세상을 덮고 있다. 당시 전 세계 인구는 23억 5천만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5천만이란 수는 감히 체감할 수 없는 숫자다. 지난 세기동안 얻은 인류의 정수가 공익과 평화가 아닌 사익과 적시의 방향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