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심 썸네일형 리스트형 스물두번째, 지적허영 #지적허영 나쁜 버릇이 있었고, 지금도 남아있다. 그건 짙은 허영심이다. 당장은 괜찮아 보이면서도 조금만 거슬러 올라가면 웃음이 새어나올 옛날 일들이 떠오른다. 매일 무식하다고 무시 받은 고등학교 시절, 유일하게 내가 잘하는 게 글쓰기라 생각하곤 한창 위로하던 그 무렵. 나는 사람들에게 단어 선택이 부자연스럽고 안 쓰는 말을 괜히 고집한다고 혼났던 적이 있다. 그렇지만 그 단어들은 내 자신감이었고 글을 과시하는 수식이어서 형들에게 들은 이야기들을 도통 잔소리 이상으론 듣지 않았다. 책을 읽지 않고 글만 쓰다 보니 보이는 게 내 글뿐이고, 그래서 내 세상에 빠져든 탓이다. 그런데 대학교 진학 후 교수님에게 들었던 비평이, 내가 얼마나 잘못된 버릇을 가지고 있는지 실감토록 했다. 딴에는 잘 썼다고 제출한 답..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