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소리 썸네일형 리스트형 #43, 오늘의 빗소리 #오늘의 빗소리 손으로 곱게 메모지를 접고 주섬주섬 가방에 챙겨 넣을 무렵, 바깥으로 거센 바람이 보일만큼 뒤흔들리는 빗줄기가 보였다. 자리에 앉아서 멍하니 풍경을 보고 있으면 유독 잿빛이라는 생각이 든다. 등교 때만 하더라도 푸른빛이 돌았는데, 저변의 먹구름이 이제야 자리를 트고 비를 뿌리는 탓이다. 난 그 소리가 듣고 싶었으나 들을 수 없었다. 적막으로 일관하는 사무실에선 창가 바깥으로 줄기차게 울릴 빗소리를 알 수 없다. 이곳에서는 그저 넘기는 종잇장과 간혹 소곤소곤한 대화, 업무를 위해 키보드를 두드리는 순간만이 공간을 대변할 뿐이다. 이따금 책을 읽고 있으면 정말 아무도 없는 게 아닌가 할 정도로 말이다. 이 고요한 순간 속에서 난 무심코 일을 멈추고 멍을 때리고 있다. 고민이 많은 한 달. 생..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