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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

열여섯번째, 이상 #열한 번째, 이상 서로를 사랑한다면 서로에게 확신을 주어야 한다. 맹목적인 믿음과 종속적인 관계가 아니라 수평적이고 이해적인 관계를 추구해야 한다. 그렇지만 실제로 비추어지는 사랑들은 이상하리만큼 기울어지고 또 때때로 지나치게 흔들린다. 분명 사랑의 본질은 교감과 안정일 텐데도 우린 사랑에 의해 이전보다 지치고 괴로워지는 일이 생긴다. 그 균형을 맞추는 일이 마냥 이상인걸까. 괴롭고 힘들고 지치는 관계는 무엇을 위해 유지하고 보수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있을까. 내겐 어려운 일이다. 정 때문에 사귄다는 표현만큼 힘들고 기운 빠지는 말이 없다.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지 않고, 나아가 같이 있는 게 불편해지는 시점에서 이미 둘 사이는 끝을 다다르고 있다고 생각한다. 일전의 쓴 글도 비슷한 맥락이듯 인간관계에서.. 더보기
열세번째, 빈자리 #빈자리 자퇴한다고. 아, 그래. 털어놓자면 지방 수준이 거기서 거기라고, 나와 너와 우리를 비하하고자 함은 아니지만 그 결말은 대개 정해진 듯 곧바르다. 항상 곁에서 어이없지만 재밌는 이야길 늘어놓던 네가 앞으론 자퇴해서 없다고 한다면 그것도 그것 나름 쓸쓸한 일이겠구나 싶다. 저마다의 사정이 있고 선택이 있고 그건 자유이며 내가 간섭할 수 없기에, 고작 정 때문에 학교에 남아있다면 되려 한심한 선택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 말릴 수 없다. 그래서 우린 그렇게 헤어지고 현실적으로 생각하자면 아마도 이게 인연의 끝일지도 모른다. 누군가 말하길, 대학교에서 만난 인연은 정말로 얇디 짧다고 했고 난 믿지 않았지만 이제와선 믿고 싶지 않더라도 믿어야 한다. 굳이 사족을 달 것 없이 우리가 헤어지는 일만으로도 증.. 더보기
두번째, 잃어버린 길 #잃어버린 길 2017.11.13 난 무엇이든 하나를 잃어버리면 도저히 가만히 있질 못한다. 온갖 불안함에 빠져서 가짓수를 세어보고, 내일 어쩌면 좋을지 투덜거리다 마지막엔 자괴감에 빠져서 질책하고 한숨 쉰다. 그런데 한편으로 든 생각은, 눈에 보이는 물건을 잃어버렸을 때는 이렇게 애간장을 타면서 보이지 않는 무형적인 분실에 대한 내 태도는 어떨까. 죄책감을 가지며 살아간다고 생각했다. 그런데도 여전히 실수하고 반복하며 변화할 태도는 보이지 않는다. 보이려고 하지 않았다. 잃어버린 인간관계를 후회하면서도 여전히 난 어리숙하고 누구를 탓하고 누구에게 분노해야 하는지, 누가 하는 말이 맞고 옳은지 또 그 기준점은 무엇인지 하나를 분별하지 못한다. 사리가 없다. 우습게도 잃어버린 물건에는 이렇게 애간장을 타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