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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문

서른한번째, 진부한 인간 서른한 번째 진부한 인간, 3.27 나는 진부한 인간일까 어색한 표현들과 모난 논리로부터 내 글이 형편없다고 자주 생각하면서도, 정말 내가 진부한지에 대해서는 쉽사리 수긍하지 못한다. 애초 진부의 기준은 상대적이니 내 주변부에 비한다면 그렇게 모자라지 않다고 같잖은 희망을 거는 듯싶다. 근데 글을 쓰면서 느끼기를 글은 글이지 왜 내 글이 진부하게 보일지 걱정해야할까. 타인의 시선에 아랑곳 않고 뻔뻔하게 자기 이야기를 쓰는 게 옳은 태도라고 배웠으면서도 나는 언젠가 또 줄곧 누군가의 시선을 두려워하기 바빴다. 그럼 결국 글의 표현이 세련되느니 마니의 문제가 아니라, 타인을 신경 써서 내 진짜 글을 못 쓰는 게 곧 진부한 인간이 아닌가. 본질이란 말이 찰나에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물론 누가 내 글을 보곤 의.. 더보기
서른번째, 매문 #매문 작가들이 보통 하루에 2만자의 글을 쓴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정말 진지하게도 난 하루에 20,000자는커녕 3,000자를 쓰기도 어려운 현실인데도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덥석 믿고는 내 초라한 처지를 비관하게 된다. 뭐 비관하면 뭐하겠냐며 훅훅 털어내고 내 딴 나름의 글을 쓰기는 하지만, 역시나 부족한 능력에 아쉬움은 겉돈다. 그러다보니 본질적인 질문이 떠돌았다. 나는 매문을 하고 싶은 걸까? 나는 돈을 벌기 위해서 글을 쓰는 걸까. 난 내 감정을 상품화시키는 사람인걸까? 나는 순수문학을 추구하는 걸까? 강박적인 습관으로 글을 쓰는 순간부터 글의 진실성이 일그러진다는 생각을 가진 적도 있었다. 그런데 막상 보면 난 모든 글에 모순이 존재하고, 순간순간 밀려들어오는 감정을 잊을까 주워 담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