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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스물다섯번째, 그래도 2018.03.12. #그래도 사람에게는 개인적인 영역이 있다. 온갖 험담이나 악담이나 뒷담이나, 진짜 세상 끔찍한 이야기를 들어놓는 친구들과의 술자리가 그렇다. 정말 듣다보면 이 새끼들이 인간인가 싶을 정도로 해괴하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들이 툭툭 튀어나오고, 어쩌다보면 술기운에 동조해 동의하는 나 역시도 할 말은 없다. 그렇지만 차례차례 술이 깨어가며 멀쩡한 정신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자면 이게 어디까지가 맞고 이해해야 하는 일인지 의아할 때가 잦다. 걔는 별로더라, 그딴 노래를 왜들어? 이상한 새끼들이야, 정치는 말이야, 그 새끼는, 누군가의 뒷담이나 특정한 사람들을 무차별적으로 비난하는 그 과정 속에서, 제정신으로 가만히 있는 나는 이 얘기를 가만히 듣고 있어야 하는 걸까. 그래도 친구인데 그냥.. 더보기
아홉번째, 관계의 상대성 #관계의 상대성 정말로 친했던 친구였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어울려 계속 같은 반에 집까지 가까웠던 우린 남들이 형제라고 부를 만큼 가깝고 친한 사이였다. 6년이란 시간동안 한 번도 빠짐없이 붙어 다니며 지겹도록 놀았던 우리 둘은 적어도 당시 서로가 서로에 대해 모르는 게 없었다. 그렇지만 서로 다른 중학교를 진학하고 내가 이사를 가며 우린 만나기 어려워졌고 그 무렵이 그렇듯 새로 친구를 사귀면서 아마도 서로 사이가 멀어졌다. 그러나 내게 그 친구의 이름과, 집 주소, 생김새는 언제까지고 하나의 모습이었다. 적어도 기억 속에 비추어지는 모습은 나와 잘 맞고 가장 가까운 친구라 단언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건 친구에게도 마찬가지라고 분명히 생각했다. 8년 뒤 다시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내게 있어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