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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47, 욕심

#욕심

 

    무작정 너보다는 잘살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해버릇 한다. 적어도 너보다는 내가 훨씬 괜찮으니 인성이든 돈이든 연애든 삶이든, 너보다 부족함 없이 살고 싶다며 열등감을 표할 때가 있곤 하다. 네 글보다 내 글이 좋다고 자위하는 일도, 네 멍청한 머리보단 내 머리가 더 이해심이 깊지 않을까하는 근거 없는 막말처럼 말이다. 증명할 수 없는 낭설이다. 사람의 위아래를 나눌 정당할 기준이 어디 있어. 나뉜다고 하더라도 그게 전부가 아니고, 그걸 부정하면 나조차도 아래로 한참이나 굴러 떨어질 사람인 걸. 마냥 나빼고는 모두가 망했으면 하는 투정이 얼마나 어리광인지, 막무가내인지, 그게 큰 욕심인지를 모르고서 하는 얘기다.

    패배감에 쓰라린 발걸음을 옮기며 생각한다. 노력이 없는데도 변화를 기대한다. 과욕이다. 결과물을 바라보는 편안함에 그것이 전부라 착각해버리고 만다. 남들이 보여주는 모습만 보면 그만이고 그 뒤편의 노력에는 관심이 없다. 그건 그다지 행복해보이지 않으므로 난 편한 결과만 챙겨본다. 그게 정말 막무가내인거다. 어쩌면 축구 경기 같다. 국대급 선수들이 평생을 헌신해서 노력한 경기를 오직 그 결과만 보고 판단하는 일. ‘모자라네같이 사족을 다는 일말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경기는 이길 순 없다. 그러나 양쪽 모두 승리를 위해 언제고 노력했을 것이다. 그것이 국대다. 어쩔 수 없는 결과만이 주어질 뿐이다. 탓할 누군가를 찾을 수 없는 그 결과가, 우리의 모든 걸 결정 한다.

    그래서 그런가보다. 성공한 네 사례를 보곤 나도 될 거라며. 한껏 꿈이 부풀었는데 고작 그게 실수인 걸 알아차리고 나면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 없다. 내가 조금만 더 생각했다면 그렇지 않았을 텐데. 그런 경험들은 누적되어 내게 새로운 두려움으로 잉태된다. 그래서는 안됐으니, 다음부터 그러지 말자고? 그런 절대성은 없다. 상황은 시시각각 변화한다. 그걸 알지 못하기에 우린 픽 쓰러지곤 한다. 성공하고 싶다고 욕심을 부려도 소용이 없다면. 어쩌면 좋을지를 생각해 봐야하는 걸까. 그렇다고 한다면 그 상대의 몇 마디에도 나는 과거의 경혼을 끌어와 말을 유추하고. 아니다 싶으면 도망가면 되는 걸까.

    욕심은 파도다. 지구가 도는 이상 반드시 밀려온다. 바다가 있는 이상 무조건 나타난다. 그 파도의 크기를 짐작하는 건 나이고, 피해야하는 위협이기도, 활용해야할 기회이기도 하다. 지금 내게는 그렇다. 내가 무엇을 위해서 어느 부분에 욕심을 가져야 할지. 한 마디를 더하려고 가지는 욕심의 무게를 과연 잴 수 있을지. 언제나 선택에 따른 여파와 결과를 충실히 이해할 수 있을지. 그리고 난 다시 이 글을 올리는 욕심에 서있다. 이게 비록 욕심이더라도, 더 좋은 이야기로 진입할 희망을 열어주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에 글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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