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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 쓰기

005, 정말 자유롭게

나는 성숙한 사람이 꿈이었습니다.

내 글들에서도 쓴 적이 있지만, 내 첫번째 우상이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완벽한 사람이 되고싶었고.

실제로 그게 이뤘다고 생각할 만큼 근접한 때도 있었습니다.

물론 고등학교 때라 큰 부담없이 실패할 일이 많이 없었으니까요.

 

그리고 나는 한차례의 실패에 큰 충격을 받았고.

대인관계가 뒤엉켜 무너지면서 혼자가 됐습니다.

정신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1년을 보냈고,

대학교때는 내가 무엇을 할지 감당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복학왕'의 표현처럼 그냥 울타리로 도망치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다만 신기하게도 대학에 오면서 많은 인연을 만났고,

처음으로 내 학과에 적응하면서 공부가 무엇인지 슬금슬금하고

내 고등학교 일본어 공부와 이어지면서

언어와 번역이 하나의 철학이구나

문화와 사회가 이렇게 중요하구나

나아가 생각이 모든 걸 바꾸는구나. 그렇게 알아버렸습니다.

그리고선 곱씹기 시작한거죠.

 

내가 아무리 서툴고 엉성하고 모자라고,

조금 부관적이고 삐딱하지만,

 

내 노력을 어느 누군가는 인정해주고

내 정성에 어느 누군가는 감동받고

내 마음이 얼마나 깊은지 누군가가 헤아려준다구요.

내가 정말 사람이라고 누군가가 알아준다구요.

그 사실에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내가 노력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조금이나마 깨달았고

또 그노력들이, 정말 노력이라 자부하는 사람들에 비하면 턱없이 작다는 사실도 깨달았습니다.

 

나는 여전히 많은 실수를 반복합니다.

하지만 난 내가 발전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나는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많은 요소들을 부정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대학이 울타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외국? 보내준다면 얼마든지 나갈겁니다. 언어, 얼마든지 배울겁니다.

비록 지방이라도 난 이 대학에서 가능한만큼 많은 걸 배워가고 싶습니다.

물론 교수님에게 배우긴 어려운거 너무 잘 아니까요.

교수님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배워가겠습니다.

 

그리고 대학에서 나오면, 설령 내가 취직 능력이 없어 기술을 배운다고 하더라도.

내 머릿속에 남아있는 생각과 사고처럼 사유들마저 없어지지는 않겠죠.

나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나는 대학에 남아있습니다.

나라는 사람을 조금이라도 정의내리고 사회에 나가고 싶어서,

그래서 나는 학교에 남아 정말 자유롭게 공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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