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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제

핵심은 태도와 가치관에 있다.

2017 에세이, 공부 부분.

  우리는 아주 어릴 때부터 성숙하다고 이를 지금까지 아주 오랫동안 누군가에게 수업을 들었습니다. 때문에 지금도 마찬가지거니와 이 자연스러운 행위는 어느 시기에 한정되지 않고 삶을 살아가는 모든 기간 동안 이루어지는 필수적 현상입니다. 그러나 자고나며 직관력을 가질 수 있는 언어와는 다르게 누군가의 전달에 이루어지는 수업이란 행위는 본인이 의도한바 집중하지 않는다면 절로 익힐 수 없습니다. 즉 수업은 주체성을 필요로 하며 나름의 기술을 요구한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모든 사람이 그렇듯 공부법은 자연스레 학업과정을 지나며 각각의 성격이 형성되고 그에 맞추어 상이한 방식이 나타납니다. 그건 성격(Character)과 유사하고 누군가가 침범할 수 없는 영역인데, 만약 중·고등학교를 다니며 잘못된 공부법이 형성됐다고 한다면 문제를 수정해줄 수 있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누구에게 책임이 있느냐 묻는다면 단연 본인이며 핵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개인의 인식과 노력이 가장 분명합니다. 여기서 우린 성찰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정 공부법이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우리의 공부법이 정말로 효율적이고 이익이 되는가에 대해 논의해볼 필요성은 있습니다. 저마다의 방법을 함부로 평가하고 폄하하는 일은 잘못된 일이기에 어디까지나 수정을 전제로 해야 합니다. 예컨대 평생 필기중심으로 공부해왔는데 이제 와서 필기하지 말고 읽기만 하라한다면 받아들이는 상대는 익숙하지 않아 집중력이 떨어질뿐더러, 급속적인 변화에 본인을 맞출 수 없어 간극이 벌어지리라 생각합니다. 요컨대 공부하고자 한다면 우리의 공부법에 있을지 모르는 문제를 인식하고 문제를 점진적으로 변화시키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겁니다. 저 역시도 마찬가지고 해결하려면 오랜 고민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직감했고 전 현재 공부법의 해답이 태도와 성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공부법에 관해 직접 이야기하겠습니다.

  첫 번째는 노트입니다. 가방을 들여다보면 대부분 필통과 노트는 항상 존재합니다. 여기서 세심한 차이가 있습니다. 우선은 도구의 측면에서 살펴보면 공부라는 행위는 전반적으로 교수와 학생 사이의 소통에 있으며 학생은 교수의 전언을 기록하려는 태도를 가집니다. 가르침 받은 바를 본인이 느끼거나 정리해 노트에 필기하고 수업 후에 다시 보는 방식으로 공부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태도는, 노트가 잘 정리되어 있는가, 글씨체가 좋은가보다는 본인이 생각이 얼마나 적히고 또 몇 번이나 봤으며, 날짜가 정리되어 있느냐는 것입니다. 암기식 시험은 고사하고 논술 시험은 기억력뿐만 아니라 개인의 사고로 하여금 논술토록 합니다. 그런데 일반적인 필기라 함은 단순히 수업내용을 필기하고 정리하는데 그치며 시험 기간 때는 실질적으로 본 수업내용과 왜곡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마치 발표를 하는데 발표내용을 텍스트 화하여 그 내용을 외우는 방식과 비슷한 문제를 만듭니다. 예시처럼 주관이 담기지 않은 수업내용은 그저 원석일 뿐이며 사고의 유연성을 어렵게 만들고 혹여나 있을 필기 실수에 의해 다른 문제들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 날짜가 왜 필요한가에 대해 생각하자면, 날짜는 언제 어디서 수업을 들었는지에 대한 회상입니다. 꾸준히 듣는 수업을 순서대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머릿속에서 재배열하려면 수업을 언제 들었는지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필기는 그자체로 훌륭한 수단이나 어떤 방식으로 활용 하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본인의 주석과 사견을 노트에 다는 일은 번거롭고 귀찮더라도 매회의 가치를 추구하며 궁극적으론 자기성실의 보답으로 다가오리라 생각합니다. 필기는 태도이고 성실은 해답입니다.

  두 번째는 노트와 함께 언급한 필기도구입니다. 이야기 이전에 독자 여러분에게 묻겠습니다. 혹시 필통에 뭐가 들었는지 다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전 빠짐없이 모두 외우고 있습니다. 이건 가방에 뭐가 들었는가?”라는 질문과 똑같습니다. 질문의 의도는 본인이 얼마만큼 도구를 활용하고 있으며, 도구가 적절한지에 대한 유무를 가립니다. 만약 본인이 필통에 뭐가 들었는지 말하지 못했을 때, 그건 도구의 활용도가 낮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예로 형광펜으로 노트나 책에 줄을 긋는 일은 해당 문장이 얼마나 중요한가의 정도를 측정하기 위한 행위인데 오용되어서 남발되면 뭐가 중요한지 알 수 없게 됩니다. 중요한 가치를 잃어버리는 셈이죠. 과한 필기도구는 중도가 아닙니다. 가치전도가 아니라 본질을 추구해야합니다. 딱 알맞은 정도의 필기도구가 우리를 더 세심하고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무엇이 필요한가에 대해 물었을 때, 그 답은 읽는 여러분이 찾아야 합니다. 답은 제가 함부로 제시할 수도 없으매 스스로가 추구할 가치이기 때문에 함부로 단정 지어선 안 되기 때문입니다. 이 두 가지는 원론적으로 수업에 있어 중요한 기반이겠습니다. 사소해 보이더라도 실천하고 생각한다면 변화를 추구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로 연상입니다. 필기와 노트는 가시적인 노력이지만, 연상은 그럴 수 없습니다. 타인에게 과장할 수 없는 진정 본인만의 노력인 셈입니다. 필기와 노트가 순간순간의 노력이라면 연상은 이어지는 연속이고 기억과 기억 사이의 공백을 연상으로 메우고 연결시키며 거대한 흐름으로 만드는 게 목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전 국제관계·행정학부로 정치에 관해서 배웁니다. 그 중 세계화와 시민양성이란 과목이 있습니다. 직접적인 언급은 죄송하지만 예시로 삼겠습니다. 이 과목은 학과의 핵심 주제인 정치를 이야기하며 동시에 경제와 역사를 설명하는 수업입니다. 본디 세 학문은 하나이고 동질성을 띄고 있기 때문에 서로 달라보여도 함께 이해할 수 있었으며 양이 방대하더라도 관련성, 연관성이란 연상 아래로 방대한 양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 수업 때는 정치, 역사, 경제를 경계 지어서 생각했기 때문에 과목에 막막함이 많았지만 기존에 알고 있던 지식이나 들어오는 정보들이 결부되면서 새로운 생각과 사고로 창출되었단 점이 놀라웠습니다. 물론 한참이나 부족하지만 스스로가 발전했다는 감에 감동스럽고 또 연상이 얼마나 중요한 방법인지 중요성을 다시 인식한 것 같습니다. 연상이 이루어지려면 수업과 복습을 이어가고 정말로 집중하려는 태도가 필요하겠지요. 하지만 그렇게만 한다면 단순함을 넘어 복합적으로 생각하고 새로운 답을 도출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다고 봅니다. 연상의 핵심 태도는 바로 집중과 연결입니다.

  마지막으로 바로 가치관, 성찰의 태도입니다. 전 공부는커녕 글도 제대로 쓰지 못합니다. 제 성적은 3점대 초반이며 교수님에게 크게 관심 받는 학생도 아닙니다. 하지만 전혀 신경 쓰지 않습니다. 제가 제 자리에서 역할을 다하고 스스로의 만족을 성사시키면 그것으로도 족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일찍이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포기하자는 것이 아니며, 동시에 나를 한정하자는 이야기도 아닙니다. 공부의 주체는 나이며 주체를 움직이기 위한 자발적 움직임을 위해선 나의 성취감을 돋을 필요가 있다는 말입니다. 내 성적이 변변치 않더라도 제가 공부를 포기할 이유는 없으며, 시기와 열등을 가질 이유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정말로 스스로를 위함입니다. ‘창의적 사고와 글쓰기을 듣던 중 돌연 교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너희에게 정말로 필요한 건 그 자잘한 학점이 아니고 인간됨과 노력하는 연습이다.” 거친 어투와 무서운 분위기 사이로 들은 교수님의 말씀은 짙은 진정성으로 가득했습니다. 공부란 수업이란 그런 것이겠지요. 부족하더라도 괜찮고 발 딛을 공간이 부족해도 괜찮습니다. 우리는 스스로를 만족시키고 나아간다는 느낌으로 살아가야 하며, 포기하지 않고 어제와 오늘을 연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3장의 텍스트가 읽는 여러분에게 어떻게 닿을지는 모르겠으나 전 최선을 다했고 이후로도 부족한 공부를 이어가고 있을 겁니다. 대학교에 와서 처음 든 생각은 딱 하나입니다. 1등을 바라지 않는다고, 비겁한 변명처럼 들릴까봐 무서웠지만 그래도 인정해주는 사람들이 있어 감사합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표현이 어눌한 탓에 나를 낮추는 비하 표현으로 들리네요. 그렇지만 저 자신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사이 수업이 2시간 남았습니다. 남은 시간동안 책을 읽을 예정입니다. 선문대학교에 다니는 모든 학우 여러분들이 학교생활에 만족하고 공부다운 공부를, 학점을 배제한 만족을 원하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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