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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스물여덟번째, 기회와 욕심

#기회와 욕심

 

    분명 나는 능력 있거나 사랑받는 사람은 아니지만, 이따금 주어지는 기회들이 나를 혹하도록 만든다. 내 노력 덕택인지 나를 아껴주는 몇 사람의 과분한 제의, 권유로부터 많은 고민 때문에 그렇다. 어려운 일은 아니더라도 무슨 어떤 일을 맡아달라는 많은 처사들로부터 난 기회에 앞서 과욕이 아닌가하는 의심부터 든다. 나는 정말 나에게 맞게 살아가고 있는 걸까. 아니면 그저 욕심에 앞서 손과 입을 남용하는 게 아닐까. 그게 아무리 권유에 의한 일이라고 하더라도 내가 여유롭지 못하고 해당치 못하면 덩달아 타인까지 피해 입는데, 그래서 모든 행동에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그게 말처럼 되지 않으니 말이다.

    작년 말레이시아를 다녀오면서도 엄청난 경험이었다고 말하는 겉과 다르게, 속으로는 의아한 감정들이 꽤나 엉켜있었다. 내가 정말 잘 다녀온 건지, 차라리 그 시간에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벌었어야 했던 걸까. 외국만큼 좋은 경험이 없다고는 하지만 내 미숙함만 잔뜩 알아버린 시험 같은 한 달이었다. 여행을 한 번도 다녀온 적 없는 어리숙한 내가 시작부터 외국을 나가서 크게 부담을 느낀 게 아닌가하는 고민이 들기도 했다. 물론 그게 시험이었다면 동시에 공부이고, 후를 위한 큰 경험이겠지만 데인 상처들도 만만치 않게 많으므로 꼭 좋다고만은 할 수 없는 이야기로 거듭났다.

    그래서 생각하는데, 분명 많은 기회들이 찾아오고 나는 기회들을 마주하고 또 잡고 있다. 하지만 욕심이라는 생각이 결코 부정적이거나 단언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당장 하고 있는 학생회조차 동아리조차, 또 사람들 사이에서조차 난 무언가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인연도 기회이지만 잡고 조정하려는 마음은 욕심인 것처럼 말이다. 난 더 자연스럽고 나에 맞게 살아가야 한다고 끊임없이 생각하고 있다. 삭발이 떠오른다. 머리를 맑게 하고 싶은데 어린 생각 탓에 쉽게 마르지 않는 걱정으로부터, 내가 더 형태적으로 취하고 싶은 액션이 바로 삭발이다. 사람이 더 자유로워져야 한다. 구속받고 살아서는 안 되므로. 그리고 나아지면 다시 기회를 찾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