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썸네일형 리스트형 스물한번째, 우산 #우산 “너희가 인생을 살아갈 때, 꼭 우산을 생각해라.” 나는 그 차디찬 겨울날 교수님의 짙은 목소리를 기억하고 있다. 원래 교수란 딱 두 가지인데, 이상하거나, 엄청 이상한 사람. 이 두 가지다. 내가 기억하고 있는 교양 과목의 그 교수님은 워낙 이상하고 특이했지만, 그 생각은 두터운 음량만큼이나 짙은 감성이 묻어나는 사람이었다. 가끔 아무도 물어보지 않았는데 해주시는 긴 이야기들은 처음엔 코웃음 치다가 점점 매료되어서는 정말 대단한 사람이구나 싶은. 어린 내가 바라보기엔 너무 높아 올려보기를 포기하는 사람이었다. 오죽하면 같이 들었던 친구가 들으면 들을수록 존경스러운 교수님이라며 입이 달도록 칭찬했을까. 우리가 받은 건 고작 매 달 밀려들어오는 과제와 매 주 얻어듣는 호통뿐이었는데도 말이다. 교수님..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