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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아 그때와 같다. 늘 머릿속을 헤집던 반복되는 이유를 알 수 없다. 정말 이상하다고 의아한 생각만 든다 내가 누구인지 수백 수천을 물으면서도 주변의 반응때문인지, 늘 미아가 된다. 나라는 사람에게 어떤 가치가 있을까. 무형과 유형으로 구분한다면, 어느정도의 편차가 있을까. 감정과 실물 사이의 가치는 얼마나 유사치를 가질까. 내게 정말 잣대라 할만큼의 기준조차 존재하는지 깊은 고민이, 오랜 시간만큼의 고민이 해답을 가져오지 않는다. 때때로 순응하며 살아야하고, 그게 해답이 아닐지언정 최선일 순 있다. 그래서라도 입을 꼭 다물고 원래 그런것이 아니겠냐며 나중에 차근차근 풀어보겠다는 심정으로 살고싶다. 적어도 내 가장 오랜 고민 중 하나의 답이, 바로 순응이니까. 그렇더라도 난 이상하다. 왜 늘 그렇게 사람에게 .. 더보기
그 애 난 연애경험이 별로 없어 그냥 누군가를 좋아한 경험이 많은거지 그렇다고서 아무나 좋아한 건 아니야. 내겐 늘 어떤 기준이 있었어 진짜 얄미운 인간이야 나는 난 서로의 경계를 정확히 지켰어 상대가 말하지 않으면 나도 굳이 말하지 않았고 상대가 말하는 만큼은 반드시 나도 그만큼 움직였어 뭔 체스를 하듯 그랬어 그러다 상대의 엇박자가 세번 반복되면 금방 접었지. 근데 그게 처음부터 그랬던 건 또 아니지. 옛날의 내가 그런걸 퍽이나 해냈겠어. 그래서 옛날엔 거의 무작정 들이박았어. 상대가 대답할 때까지. 상대가 관심가질 때까지. 근데 그게 부담이었는지 그애가 나를 엄청나게 피하더라 기겁하는 수준이었지 한동안 우울감에 빠져있었어 패배자? 아냐 그정도로는 부족해 그냥 스스로가 쓰레기였어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았으면 .. 더보기
옛사랑 나같이 어린애가 뭘 알겠어 사랑같이 오글거리는 말이라니 근데도 난 그 말이 너무 좋아. 언제였지? 천안버스터미널에서 밥을 먹고 그 7월의 한여름에 걸어다녔어 그 해엔 너무 더워서 모기도 없었거든 이마에 묘하게 맺히는 땀이 말이야 와. 지옥이었지. 근데, 좋아하던 누나가 천안역까지 걸어가자는거야. 뭐? 미쳤나봐. 천안역까지 어떻게 가자는거야? 그래서 미친듯이 좋아서 신나게 걸었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이거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바보같다. 그 누나가 이유없이 나한테 걷자했을까? 아니 애초에. 같이 밥먹자고 한 것도. 나한테 말을 건 것도. 나한테 잘 웃어준 것도. 내 착각속 세상이었을까? 그리고나서 난 휴학을 했고, 누난 일본으로 떠났어. 어쩌면 그 사이에 수많은 생각이 교차했고 또 실제로 그런 경험과 .. 더보기
웃음 난 사람 웃음이 짜증나. 왜냐면 나도 웃게되잖아. 웃으면 우선 하려던 말을 잊게 되고 내가 화내려고 해도 감정이 먹혀버리고 그냥 회로가 일시정지돼. 이거 완전 반칙아니야? 그래서 나도, 남을 웃겨보려고 이것저것 많이 해봤어 근데 의도하면 또 안웃어 열불이 나 화가 나 근데 안웃냐고 화내면 웃어 뭐하자는거야? 사람은 그래서 다 변태라는거야 내가 가지려고 하면 못가져 의도하지 않으면 생겨나 그러니까 웃음은 무기가 아닐까? 웃음을 줄 수 있다는 거 자연스레 킥킥 웃으면서 사람한테 행복주는 그거 이거 엄청난 흉기라니까 네가 한참 우울할 때 친구가 와서 네가 진중히 하고있던 그 표정 완전 깨부순다고 생각해봐 그치 그런 인간이 사랑받는거야 웃음이 있어야해 웃음이 더보기
소설 막 쓴다. 막 쓰는데, 멈춘다. 내가 뭘 쓰고있었지? 보통 멈추는 이유. 집중이 안되서? 아니. 글이 너무 길어서. 소설은 시랑 달라. 아니 꼭 시가 소설이랑 다르지는 않지만. 소설은 계속 누적돼. 모든게 연결돼. 하나를 향해가잖아? 그러다보면 내가 피아노를 만들듯이 힘줄을 연결하다가 뭔가 하나가 이상한 걸 느끼는거야. 이게 이 음이 아닌데? 그런거지 결국 소설이란게, 감정이 나오려면 피아노처럼 일단 다 만들어놔야 한다는거야. 아니아니. 설정을 다 짜란 그딴 말이 아니라 감정선을 이해해야 한다는거야. 내가 뭘 쓰고있는지도 모르고 계속 쓰다간 이야기는 진행되더라도 어느순간 감정의 미아가 되버리는거지 내가 지금 뭘 쓰고있지? 그래서 막 쓴다. 막 쓰다보니 멈춘다. 그리고 말하지. 보통 멈추는 이유야. 더보기
돼지 야이 돼지야. 자기도 돼지인게 밥먹듯 나를 놀린다. 뱃살이 이게뭐야. 으이그 엄마한테 혼나듯 혼나서 주눅이 들면 아냐아냐 삐지지마. 미안해 이젠 자기가 미안해서 나를 달랜다. 뭐하는거야? 꽁트야? 그런 생각을 하며 아무도 없는 버스에서 킥킥 웃었다. 이런게 연애인가? 행복이란 표현은 아니더라도. 사소한 일상에서 생각나는게, 뭐만 하면 네가 스며든게, 향수같다기보단 섬유탈취제 같은거지. 그래. 향수처럼 진하면 금방 질려. 처음 시향지로 맡으면 좋긴 좋지 취향이 확확 갈리는 건 말할 게 없어 그러다 질리면 쓰지않는거야 그런건 너무 우울하지 않겠어? 누구의 말마따나, 쓰레기같이 연애한다는 거. 그게 정말 화끈한 인생사를 원한다면야 나는 그렇게 안살테니까. 네가 어디 그렇게 한번 살아줬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심.. 더보기
여권지갑 여권지갑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진짜 지갑도 아니면서, 여행때만 필요한 사치스러운 물건 그렇더라도 있다면 나쁘지 않을, 순간의 행복을 위한 편의 누군가가 왜 필요한지 열변해도 나쁘지 않을 물건 지갑을 사면 뭘 넣을까 내 주민등록증, 신용카드, 아니면 그냥 카드. 마스터카드. 방을 잡으면 호텔키도 들어가겠지. 아니면 네 사진정도 일전에 얻어둔 달러, 쓰다남은 엔화, 그때의 링깃. 생각해보니 역전 카페 쿠폰도 좀 남아있는듯 해 그렇게 생각하며 뭘 빼고 뭘 남길지 정리해보지만 실상 난 몇개월간 단 한 번도 여권지갑을 사지 않았다. 언젠가 여행을 떠날 건 분명하지만 코앞이 아니니까. 그래도 정말 행복한 고민이야. 더보기
사담 설렘, 두근거림 따라붙는 공허함 어쩌면 냄비같은 난, 설거지하듯 스스로를 살펴본다. 잣대없이 기준을 타인에게 양도한 때. 질질 끌려다니던 시간이 있었다. 지금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지만, 처음부터 이해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생각한다면 더 편하다. 마치 타인의 이야기를 듣듯. 그 기억을 회상하는 일처럼 가볍게 말이다. 그 여름과 겨울 난 무슨 생각을 하고 살았을까. 막연하게 소논문을 쓰며 보낸 시간이 행복했던 걸까. 무언가 하나라도 이룰 수 있다는 환상에 젖었던 걸까. 이미 한참이고 멀어진 지금에서야 네 심정이 궁금해진다. 시간이 빠르다는 걸 알았다. 자비가 없음은 알았지만, 여유가 없다는 걸 추가로 알았다. 나도 변하다는 걸 느꼈다. 사람이 한결 같을 순 없음은 알았지만, 그 변화가 제멋대로인 건 몰랐다.. 더보기